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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결정할 수 없다: ‘선택’이라는 인간의 특권

by 아미군 2025. 5. 2.

편리함 속에서 잃어버리는 무언가


우리는 지금, 결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AI가 추천해주는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넷플릭스가 골라주는 영화를 보고, 쇼핑몰이 추천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직접 선택하는 대신, ‘추천 받기’를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고, 때로는 더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편리함의 이면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결정하는 힘, 그리고 선택의 책임입니다.

AI는 우리 대신 선택해주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과연 그 선택은 누구의 것일까요?
그리고 진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 우리는 정말 AI에게 맡길 수 있을까요?

이 글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AI는 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 ‘결정한다는 것’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AI는 결정할 수 없다: ‘선택’이라는 인간의 특권

 

우리는 왜 선택 앞에서 머뭇거리는가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합니다.
사소한 아침 메뉴 고르기부터, 이직이나 이혼 같은 삶의 큰 결정을 내리는 순간까지.
누구에게나 ‘결정’은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요즘 아주 익숙한 존재에게 결정을 넘기고 있습니다.
“뭘 입어야 할까?” → AI 스타일링 추천
“이메일을 어떻게 써야 하지?” → AI 이메일 자동 생성
“이 여행지 어때?” → AI 여행 일정 생성

AI는 놀라울 정도로 똑똑하게 우리의 삶에 개입해옵니다.
그러나,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가 왔습니다.
“AI는 진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질문 끝에 이렇게 묻게 됩니다.
“선택이란 대체 무엇인가?”

 

AI는 ‘선택’을 계산한다, 하지만 ‘결정’하지 않는다

AI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결과를 제안합니다.
“이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택은 이것입니다.”
“이런 패턴의 유저는 보통 이걸 선택합니다.”
이처럼 AI의 선택은 통계와 확률, 알고리즘 위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계산된 추천일 뿐, 책임지는 결정이 아닙니다.
AI는 ‘이걸 고르면 어떤 기분이 들지’, ‘후회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남들이 뭐라고 할까’ 같은 감정의 무게를 알지 못합니다.
즉, AI는 결정의 '결과'를 감당하지 않습니다.

결정이란 단순한 정보 처리의 결과가 아닙니다.
그건 “내가 이걸 고르겠다”는 선언이며, 책임을 떠안는 행위입니다.

 

선택에는 고통이 있다. 그래서 그것은 인간만의 특권이다

사람은 선택할 때마다 어떤 가능성을 버립니다.
모든 선택은 무언가를 얻는 동시에, 무언가를 잃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 잃음의 감각, 즉 ‘상실’과 ‘후회’는 인간만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AI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최적화”와 “정답 확률”에 따라 답을 산출할 뿐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때로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면서도 만족을 느끼고,
논리적으로 옳지 않은 길을 가면서도 더 진심을 느끼는 존재입니다.

이런 비합리적 선택, 감정적 결정, 도전적인 선택…
모두 결정이 단순한 연산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라는 걸 증명합니다.
그래서 선택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매우 인간적인 행위입니다.

 

AI는 중립적일 수 있어도,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종종 사람들은 말합니다.
“AI에게 맡기면 편하지 않을까? 인간보다 더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거야.”

물론 AI는 편견 없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결정은 언제나 ‘가치 판단’을 동반합니다.

예를 들어,

누가 더 우선인가?

어떤 기준이 더 정의로운가?

이 선택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인간은 가치관과 철학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객관적 알고리즘이 아닌, 주관적 신념을 기반으로 합니다.

AI는 데이터를 토대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 뿐,
가치를 따지고 철학적으로 결단을 내리는 ‘결정권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결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정의한다


자신이 내린 결정은 곧 그 사람의 철학, 삶의 태도,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총합으로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 갑니다.

가족보다 경력을 우선한 선택,

돈보다 가치 있는 삶을 택한 선택,

고통스럽지만 진실한 길을 택한 선택…

이 모든 것이 모여 나라는 사람을 설명합니다.

AI는 이런 정체성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저 반복된 패턴 위에서 기능적으로 움직일 뿐이죠.
AI는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실수하면서도 결정한다, 그리고 그게 삶이다

우리는 종종 틀린 선택을 합니다.
사랑을 잘못 고르고, 직업을 후회하고, 때로는 인생의 방향을 잘못 잡기도 하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실수들이 우리를 더 깊게 만듭니다.
성숙, 통찰, 성장… 모두 실수한 결정의 부산물이기 때문입니다.

AI는 실패를 분석하지만, 실패를 통해 성장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실패에 대한 감정적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쓰러지고, 후회하고, 다시 일어서면서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를 스스로 학습하는 존재입니다.
그게 바로 살아 있는 존재, 인간이 가진 힘입니다.

 

AI는 결정할 수 없다. 그건 인간만이 가진 고통이자 선물이다

AI는 계산할 수 있고, 분석할 수 있으며,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정은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결정에는

감정이 있고,

책임이 있고,

실수가 있고,

그리고 ‘나’라는 존재의 무게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정은 인간만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인간다움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AI에게 조언을 구할 수는 있지만,
결정은 결국 내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바로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이며, 인간의 특권입니다.